제가 고등학교에 들어온 지 반년이 조금 지났을 때, 저희 반 담임 선생님께서는 우리들에게 후기 KMC가 곧 치러지니 한 번 쳐보지 않겠느냐고 권유하셨습니다. 1학기 때 학교의 친구들과 같이 전기 KMC에 나가 본 적이 있기에, 다시 KMC에 나간다는 것이 조금 망설여졌습니다. 그러나 저는 금방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사실 우리 학교가 수학 진도를 조금 빨리 나가 이미 고등수학은 끝까지 배운 터였습니다. 마침 KMC의 출제 범위도 고등수학 전체였기에, 제가 시험을 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때까지 공부한 저의 고등수학 실력을 알아보기 위해, 저는 후기 KMC를 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제가 시험을 치는 것을 알게 된 후로 예선 시험을 치기 전까지 한 달 남짓 가량 시간이 있었지만, 그 동안 학교의 각종 시험이나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준비해야 했기 때문에, KMC에만 시간을 쏟을 수 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전국연합학력평가와 학교 시험을 대비하는 겸, 교과서와 수학의 정석 등의 문제집을 처음부터 끝까지 개념 위주로 읽으며, 정리하였습니다. 계산 실수를 네 번 했던 1학기 KMC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각 단원별 대표 문제를 꼼꼼히, 그리고 천천히 풀었습니다.

  다행히 예선 시험을 볼 때, 실수는 하지 않았습니다. 예선 시험을 본 직후, 본선 기출 문제집을 사서 차근차근 풀기 시작했습니다. 시험시간 2시간에 맞춰, 한 회씩 시간을 초과하지 않고 풀어보려 하였습니다. 하지만, 고등수학을 깊이 있게 공부하지 못했던 이유에서인지, 문제가 좀처럼 풀리질 않았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각 문제마다 어떤 개념이 필요하고 어떠한 착안이 쓰일 것인지 추측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를 풀어보았습니다.

진솔하게 말하자면, 이번 본선 시험에서 수상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각 문제마다 20분씩 시간을 분배하여, 풀어보았지만, 3문제만 풀고는 4번째 문제에서 막혔습니다. 그러나, 정신을 집중하여, 문제의 조건 하나하나의 의미를 생각하여 풀다 보니, 어느새 6문제 모두를 다 푼 저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최우수상 발표가 나왔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전의 수학 경시 성적은 1학년 1학기 전기 KMC에서 은상을 받았고, 2학기 성균관대 경시대회에서 금상을 탔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수상은 저에겐 감동이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최우수상을 받았다는 의미는, 제가 KMC를 본 다른 모든 학생들보다 수학을 잘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단지 이번 본선 시험에서 제가 더 좋은 답안을 냈다는 것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을 받았다고 우쭐대며 자만해서는 안되고, 그리고 그렇게 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여태까지 공부했던 대로 -개념을 완벽하게 정립하고, 문제의 유형들을 정리해 보는 공부 방법- 꾸준히, 그리고 묵묵히 저의 의사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향해 정진하면 결국 그 목표는 저의 현실이 될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학교 시험,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위하여 이렇게 공부하며, 더불어 KMC와 같은 시험을 치며 저의 실력을 알아보는 기회를 가진다면, 끊임없이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