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다지 치열하게 수학공부를 해 본 적도 없는 제가 수기를 쓰려니 글이 머리에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본선시험장에서 5분 남기고 풀리지 않던 문제의 실마리가 제 머리를 문뜩 지나갔을 때에 조금 기대는 하고 있었지만 막상 최우수상을 받게 되니 다소 과분한 상을 받게 된 것 같아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수학이란 과목을 가장 좋아했습니다. 수학문제가 어려워보여도 아이디어 하나만 떠오르면 술술 풀리는 점이 제가 수학에 매료되었던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제가 단순 계산문제를 싫어하다보니 초등학교 때는 경시대회 문제 푸는 것을 좋아했었는데 한 문제를 들여다보다가 풀릴 때 문제를 들여다본 시간이 길수록 기쁨이 커지곤 했습니다. 경시대회 문제는 단순한 계산이 아닌 깊이 있는 생각을 요구하는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제공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정에서 참여했던 시교육청 영재교육원과 대학교 부속 영재교육원 수업에서 배운 간단해 보이지만 깊이 있는 문제들을 배웠던 경험이 저의 수학 내공에 영향을 주었다 생각합니다. 중학교 때에는 고등학교 수학에 관심이 생겨서 혼자 공부해보았는데 남들처럼 공식을 외우고 문제를 빨리 푸는 것은 고등학교 가서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했기에 왜 그러는가에 중점을 두고 공부했습니다. 공부하면서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때 검색하고 관련 책도 구매하면서 스스로 생각해본 연습이 비록 학교 수학 성적에는 별 영향이 없었더라도 그 경험이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KMC는 고등학교 가기 전에 한번 실력 테스트 겸 보자 했었는데 준비를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서 KMC 기출문제집을 사서 풀어보았는데 오랜만에 풀어보는 경시대회 문제라 약간 낯설었지만 풀다보니 제가 보던 수학문제들과 유형이 겹치고 다양한 수학문제의 경험이 도움이 되었는지 반쯤 풀 때부턴 문제가 잘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본선의 서술형 시험은 한 번도 응시해 본 적이 없어 떨렸지만 문제를 풀 수 있다면 풀이도 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시험을 응시했습니다. 이번 대회에 참여하여 얻은 결실은 수학에 대한 자신감과 준비하면서 조금씩 늘어난 수학을 보는 안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 가서 KMC를 다시 응시해 그 때는 고등부 대상을 받아야겠다는 나름의 목표가 생겼으니 저만의 방식으로 꾸준하게 수학 공부를 해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수상후기를 마칩니다.